[컬럼] 독서 노트 쓰기

  • 기사입력 2018.01.25 21:00
  • 기자명 박종옥


여러분은 책을 읽고서는 어떻게 하는가? 다 읽고 한 두 줄 소감을 기록해 놓는가? 아니면 그냥 다 읽었다는 만족감에 그대로 책을 덮어두는 편인가? 필자는 몇 년 전 책을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읽었다. 읽고 또 읽고, 그리고 스스로 나는 ‘그 책을 읽었다’는 감정에 만족해하며 살았다. 그런데 문제는 1년이 채 가기도 전에 그 내용을 거의 다 잊어버리는 데 있었다. 분명 읽긴 읽었는데 무슨 비슷한 내용이 들어있긴 한데 기억이 잘 나지도 않고 그 중 중요한 정보를 다시 활용할 수도 없었다. 아마 여러분도 경험했을 것이다.



독서를 하고 그냥 덮어 두는 것과 독서노트에 메모하는 습관은 그 책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지 없는지 중요한 갈림길이 된다. 또 메모하는 습관은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중요한 Key point이며, 그것을 통해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자기 성찰의 도구’다.



잘 아는 바와 같이 독서는 우리의 뇌를 자극한다. 내가 몰랐던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그럼으로써 마음이 살아난다. 그래서 마음이 처져있을 때는 무조건 책을 잡아야 한다. 한 문장이라도 읽어보자. 그러면 뭔가 모르는 힘이 나의 뇌를, 나의 생각을 만진다. 요즘 젊은이들이 잘하는 카페 가서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책을 펴들자. 그러면 신기하게도 살아있는 마음을 체험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자. 한 권의 책을 읽고 그냥 덮고 지나가면 약간의 영양분을 섭취하고 지나가고 마는 것과 같다. 그런데 그 책을 읽고 밑줄 친 것을 다시 정리하면 기억이 새롭게 형성되고 장기기억으로 전환된다.



기억연구의 대가인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우리의 기억은 10분 후부터 망각이 시작되고, 1시간 뒤에는 50%, 하루 뒤에는 70%, 한 달 뒤는 80%를 망각한다”고 했다. 이처럼 우리는 읽은 책도 조금 있으면 망각하게 된다. 그래서 읽은 책을 다시 기록하는 것은 기억을 새롭게 할 뿐만 아니라 뇌를 활성화시킨다. 뇌에 불이 들어오게 한다. 우리의 뇌는 한편으로는 똑똑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게으르다. 우리의 뇌는 죽어있기도 하고 살아있기도 한다. 오직 뇌를 활성화 시킬 때만 작동된다.



최근 ‘메타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메타인지란 1976년 미국의 발달심리학자 인 존 플라벨이 만든 용어로써 ‘자신의 인지과정에 관한 인지능력’을 말한다. 다시 말해 ‘내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 내가 하는 행동이 어떠한 결과를 낼 것인지에 대해 아는 능력’을 말한다. <완벽한 공부법>에서는 이 메타인지를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공부한 것을 항목별로 분류해서 기억하고 범주화 시키는 방법이 아주 좋다고 소개되어 있다. 책을 읽고 노트에 기록하고 정리하는 행위는 내 기억에 있는 조각들을 범주화시키는 작업이다. 범주화시킴으로써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시키고, 다시 나의 메타인지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독서는 분명 우리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한다. 하지만 그런 독서가 시간이 지나면 망각한다. 이때 다시 읽고 기록하면 나의 뇌는 또다시 활성화의 파란 불을 켠다. ‘살아있는 뇌’로 변화되기 시작한다. 결국 죽은 마음을 살리는 길인 것이다. 오늘도 나는 지난 주 읽었던 책을 노트에 한 자 한 자 기록했더니 죽었던 마음이 서서히 살아나고 ‘아 맞아’, ‘그래 그거야’ 하며 생각의 불꽃이 튄다.



어찌 이 좋은 길을 나 혼자만 알고 가랴, 모두에게 권하며 책을 읽고 독서 노트 기록으로 ‘살아있는 마음’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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