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오늘은 맞고 내일은 틀릴 수 있다

지식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많은 리더가 과거의 지식, ‘무용(無用)지식(obsoledge)’으로 의사결정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자신이 확고하게 믿는 지식이 여전히 유용한 것인지 늘 따져보고, 새로운 관점으로 끊임없이 재평가할 것을 강조했다.

우리는 과거의 지식에 얽매여 혹독한 대가를 치른 전쟁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임진왜란과 신미양요가 대표적 사례다. 임진왜란 전(前) 조선 정부는 대마도주가 갖다 바친 조총을 보고서도 ‘왜군의 무기’라 무시하고 창고에 방치했다. ‘조총’이라는 새로운 무기체계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고, ‘왜국’을 야만적으로 판단하던 프레임을 깨지 못한 처사였다. 그 결과, 조선은 그토록 무시하던 왜군에게 속절없이 무너져 보름 만에 한양을 점령당하고, 임금이 의주로 피란 가야 했던 안타까운 역사를 만들었다.

임진왜란 발발 249년 후 신미양요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맛봐야 했다. 당시 조선의 총은 서양에서 이미 300년 전에 사용하던 화승총이었다. 화승총의 발사속도는 1분에 두세 발이 전부였고, 유효사거리는 25m 정도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미군의 소총은 남북전쟁 때 개발한 단발·연발식 소총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조선군의 포는 16~17세기 사용하던 구식 불랑기포로, 포신을 상하좌우로 움직일 수 없고 고정된 상태의 포격만 가능했다. 이를 가지고 미군의 이동하는 함선을 명중시키긴 어려웠다. 물론 조선군은 용감하게 싸웠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미군은 2명이 전사하고 서너 명만 부상했지만, 조선군은 100여 명이 죽거나 다쳤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전쟁사 전문가 임용한 씨는 『세상의 모든 혁신은 전쟁에서 탄생했다』에서 “조선은 산업을 진흥시키거나 선진기술을 배우려고 하지 않았다. 세계가 어떻게 바뀌든 오직 우리의 관점과 기준으로 전쟁을 대비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런 일은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과도한 관리, 효율성과 현실을 무시하고 형식만 강조하는 행정방식, 겉보기에만 그럴듯한 보고서, 현장의 개별성과 융통성을 인정하지 않는 경직된 조직구조, 이런 것들이 개인의 노력과 상관없이 얼마나 허망한 결과를 낳는지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컴퓨터 데이터를 저장하는 플로피디스크가 CD를 거쳐 USB로 바뀌었다. 이제는 아예 웹하드나 클라우드 서비스로 정보를 저장한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가상현실, 초연결성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이한 것이다. 우리는 ‘버리고 다시 학습하는 사이클(Learning again)’에 익숙해져야 한다.

피터 드러커는 미래인재의 조건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공부하고 새로운 일이 요구하는 일을 배울 것’을 강조했다. 나의 지식이 과거의 ‘무용(無用)지식’인지 늘 따져보고 새로운 지식 쌓기를 게을리하지 말자. 정답이었던 전술도 세월이 흐르면 오답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준비하자. 오늘은 맞고 내일은 틀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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