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공동창업자들이 페이스북을 떠나는 진짜 이유

인스타그램 공동 창업자인 케빈 시스트롬과 마이크 크리거가 페이스북을 떠난다고 밝혔다.

인스타그램 공동창업자인 케빈 시스트롬(Kevin Systrom)과 마이크 크리거(Mike Krieger)가 페이스북을 떠난다고 밝혔다. 2012년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후에도 시스트롬은 인스타그램 CEO로 크리거는 CTO로 역할을 수행해왔다. 갑작스러운 두 창업자의 퇴사 소식을 듣고 인스타그램에 대한 가벼운 리뷰를 해본다.

1. 시작은 미약하였다

인스타그램도 그 시작은 미약하였다. 2010년도 두 사람은 Burbn 이라는 체크인 앱을 만들었다. (그 당시 체크인은 포스퀘어가 최고였죠) 인스타그램 이전에 Burbn 이란 앱으로 시작했다는 것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당시 체크인 기능이 유행이었는데 일단 당시 가장 핫한 서비스 기능으로 시작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시대의 흐름을 읽는 감각이 있었다는 것이니.

2. 과감하게 서비스를 전환하다

두 사람은 Burbn 서비스 이용자들이 체크인을 하며 사진을 많이 업로드하는 것을 보고 서비스 방향을 전환하기로 결정한다. 사진을 중심으로 한 기능에 집중하는 앱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용자들의 반응과 참여행태를 보고 과감하게 사업방향을 전환한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흔히 창업자들의 자기들의 철학과 비전에 사로잡혀 시장과 이용자들의 니즈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스타그램은 그렇지 않았다. 인스타그램은 시대의 흐름과 이용자들의 니즈에 민감하게 대응했다.

3. 사진 필터 무료 제공도 신의 한 수였다

당시 멋지고 다양한 사진 필터 기능을 가진 사진앱들은 유료가 많았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은 사진 초보자들도 쉽게 사진 필터를 적용하여 꽤 멋진 사진으로 보이도록 사진 필터를 무료로 기본 제공했다. 왠지 사진이 밋밋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의 사진 필터에 환호했다. 인스타그램으로 사진을 찍고 필터를 적용하면 꽤 멋진 느낌의 사진을 연출할 수 있었고 그런 사진을 SNS에 올려 자랑하고 싶은 것은 당연했다.

이용자들의 욕망을 유료 필터앱으로 제공하여 돈을 버는 방법도 있었지만 인스타그램은 사진을 공유하는 거대한 커뮤니티 기반을 닦는데 집중했다. 지나치게 단순한 유료화 정책은 사업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려주었다.

4. 사업 운 #1: 저스틴 비버가 도와주다

2011년 저스틴 비버가 인스타그램 앱으로 사진 1장을 올렸다. LA 교통 트래픽이 많아 불평하는 사진이이었다. 이 사진 한 장으로 인스타그램은 대중들의 눈길을 끌 수 있었다. 저스틴 비버가 누구인가? 지금도 대중 문화를 이끌고 있는 아이콘 중 한 명이 아닌가. 저스틴 비버가 올려준 사진 한 장은 인스타그램의 사업 초기에 큰 힘이 되었다. 시대의 흐름과 이용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서비스가 어디 한 둘인가? 사업의 성공에는 뜻하지 않은 운도 작용한다.

5. 사업 운 #2: 아이폰이 도와주다

인스타그램 초기 성공에 도움이 된 두 번째 사업 운은 아이폰이다. 애플이 아이폰 4s를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전문 사진가 못지 않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자신들이 찍은 사진을 SNS에 공유하고 싶은 욕구가 더 많이 생기게 되었다. 초기 아이폰에서만 실행되던 인스타그램은 아이폰의 강력한 카메라 기능으로 더욱 날개를 펼 수 있었다. 이렇게 외부 환경의 변화도 사업 성공에 운으로 작용한다.

6. 페이스북이 인수하다

사상 최고의 상장가격으로 나스닥에 입성한 페이스북은 2012년 인스타그램을 인수한다. 10억 달러(약 1조2천억원) 금액으로 당시 300만명 이용자를 가진 인스타그램을 페이스북이 전격 인수한다. 페이스북은 모바일 서비스로 전환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사진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모바일앱만으로 성장하고 있던 인스타그램의 모바일앱 노하우와 사진 공유라는 핵심 기능은 페이스북 DNA를 근본적으로 전환하는데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

페이스북의 많은 인수합병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인스타그램 인수를 들 수 있다. 인스트그램은 꾸준히10대와 20대 이용자층을 흡수하며 페이스북의 이용자층을 넓히고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7. 사업 운 #3: 셀럽들이 참여하기 시작하다

페이스북은 친구를 5,000명까지만 연결할 수 있었다. 왠만큼 열심히 하면 5,000명의 친구를 만들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이 부분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은 트위터처럼 팔로워를 무한정 늘일 수 있었다. 텍스트 기반의 트위터가 변신을 하지 못하는 사이에 인스타그램이 사진을 기반으로 SNS 영향력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에 민감한 셀럽들이 인스타그램으로 들어오면서 팔로워 경쟁으로 팬들을 끌어모으는데 기여를 했다. 셀럽들 입장에서는 기존의 전통 매체가 아닌 자신만의 채널로 팬들과 소통하게 된 것이다. 이미 트위터에서 그 맛을 한번 본 셀럽들이 인스타그램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은 인스타그램 마케팅에 결정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8. 인플루언서들이 등장하다

기존의 유명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특정한 콘텐츠로 팔로워를 확보하며 인플루언서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수백만명의 팔로워를 확보하고 수천, 수만개의 좋아요를 받는 계정들이 생겨났다. 페이스북과 함께 본격적인 1인미디어 시대를 인스타그램이 함께 열었다. ‘인플루어스 마케팅’ 시대가 열렸다.

9. 비디오 기능을 강화하다

사진 공유 서비스로 시작한 인스타그램이 또 한번 변신한다. 인스타그램은 사진 외에도 짧은 동영상을 지원하며 본격적으로 비디오 기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의 비디오 기능 강화 정책과 경쟁 앱들의 비디오 기능 강화는 비디오 기능 지원이라는 시대적인 요구였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사진이 강세지만 비디오 기능 제공은 비디오 콘텐츠 생산과 소비에 대한 이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서비스 이탈을 막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인스타그램은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시대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을 했다.

10. 광고가 많아지기 시작하다

페이스북의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했다. 10대들이 페이스북을 떠나기 시작했고 10대들에게는 스냅챗이란 매력적인 서비스가 있었다. 이때 페이스북은 돌파구로 인스타그램을 주목했다. 10대~20대 층이 많이 이용하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연결고리란 바로 ‘광고’였다.

일일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인스타그램 피드에 광고를 삽입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에서 보던 광고가 인스타그램에서도 점점 더 자주 출몰했다. 인스타그램이 조금씩 광고로 오염되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이 이용자들의 사진 공유 서비스에서 마케팅과 광고를 위한 플랫폼으로 변질되며 인스타그램만의 매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11. 페이스북이 위기다

페이스북의 이용자 정보 관리에 대한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를 지지하는 선거 활동이 있었고 그런 활동에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가 활용되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가짜뉴스의 범람과 인종차별, 폭력, 음란 콘텐츠에 대한 불만들이 쏟아져 나왔다.

콘텐츠를 통제하거나 필터링을 강화하면 빅브라더가 되는 것이고 내버려두면 문제가 되는 콘텐츠가 유통되며 문제가 생긴다. 콘텐츠 유통 플랫폼 사업자로서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했다. 여기에는 마크 저크버그의 정치권 진출에 대한 의구심과 견제도 한 몫하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도 보태본다. 암튼 페이스북은 가입자 정체 및 이탈, 가짜뉴스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 이용자 정보보호에 대한 사회적 책임 등 다양한 문제들이 터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와중에도 페이스북은 가입자 증가, 매출 증가, 이익 증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끊임없는 성장을 요구하는 자본시장의 압박과 요구에 페이스북 서비스는 힘겨운 여정에 놓여져있다.

12. 두 창업자가 떠난다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 후 마크 저크버그와 케빈 시스트롬이 보여줬던 사업적 케미는 아주 훌륭했다. 2012년 인수 후 독자적인 경영권을 보장하며 지금까지 인스타그램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지했다.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우리의 다음 챕터를 준비하기 위해” 떠난다고 밝혔다. “다시 우리의 호기심과 창의성을 탐색하기 위해 잠시 동안 쉴 계획이다”고 하며 “한 걸음 물러서서 우리를 자극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것을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과 연결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계획이다”고 말했다.


국내 언론에서는 마크 저크버그와의 의견 다툼으로 퇴사한다는 기사가 많은데 원래 주요 경영진들은 여러가지 의견들을 주장하며 의견 다툼을 하기 마련 아닌가? 누군가의 지시에 상명하복하는 기업 문화는 앞으로 경쟁력이 없다. 단순한 의견 다툼으로 떠났다기보다는 SNS 서비스 자체가 이제는 다른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시대적 상황이다.

주요 기업들의 인수합병 소식도 주목해야 하겠지만 주요 멤버들이 회사를 떠나는 시점과 떠나는 이유를 살펴보는 것도 비슷한 업종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소식이고 정보다. 인스타그램이란 멋진 서비스를 런칭하고 페이스북과 거의 8년을 함께 하며 성장해 온 두 창업자의 퇴사 소식에 여러 기사들을 살펴보면서 간단하게 인스타그램의 발자취를 가볍게 살펴보았다.

이 짧은 글에는 모두 담지 못한 그간의 전략적 사업 결정과 SNS 사업 환경의 변화, 경쟁 서비스들의 입장, 페이스북의 향후 리스크 관리, 두 창업자의 새로운 사업 도전 등도 재미난 토의 주제가 될 듯 하다.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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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창업자가 어떤 서비스를 들고 다시 등장할지 기대가 된다. 마크 저크버그는 두 창업자가 떠난 인스타그램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궁금하다. 더불어 나와 내 사업도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


배운철 ​소셜미디어 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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