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스크: 규제, 그리고 규제 - 치코미디어

  • 기사입력 2021.01.18 17:48
  • 최종수정 2023.04.11 04:32
  • 기자명 치코 미디어

작년 12월 22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플(XRP)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지 일주일이 지난 같은 달 29일,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는 2021년 1월 19일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리플 거래를 중단할 것이라는 발표를 했다. 잇따라 비트스탬프(Bitstamp), 바이낸스 US(Binance US) 등 주요 거래소 플랫폼들도 XRP 딜을 내리겠다고 발표하면서 리플의 미래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태이다.



리플이 쏘아올린 ‘규제 공포’


12월 22일, SEC는 증권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리플 재단과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 크리스 라르센 공동 설립자를 기소했고, 그 후로 암호화폐 업계에도 규제에 대한 두려움의 도미노 현상이 일어났다. SEC는 2013 년 이후 13억 8천만 달러 상당의 146억 개 이상의 리플을 별다른 공시 없이 판매했다고 추정했다. 아직 본격적인 소송에 돌입하진 않았지만 과거 SEC 소송을 당한 암호화폐 중에서 제대로 살아남은 프로젝트가 거의 없다는 것을 볼 때 리플을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이 강하다. 하지만 리플 역시 강경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리플의 법률고문은 SEC의 기소가 곧 리플의 잠재력을 인정한 셈이며 앞으로 리플은 미국 암호화폐 업계를 더욱 선명하게 만들기 위해 법정에서 변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EC의 움직임은 리플 뿐 아니라 미국 전체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위험요소로 확대되며 시장 전반에 불확실한 요소를 안겨 주었다. SEC가 리플의 XRP 불법 판매에 대한 첫 재판이 올해 2월 22일로 예정되어 있다. 아직 재판 전에 상황을 완전하게 예견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코인베이스는 XRP 판매와 관련해 고객으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했다.



현재, 코인베이스, 비트스탬프, 바이낸스 US 등 주요 거래 플랫폼들이 XRP 딜을 내릴 것을 발표한 데에다가 Bit비트와이즈 자산운용사는 상위 10개의 암호화폐로 구성된 ‘비트와이즈 HOLD 10’ 지수에서 XRP 포지션을 청산했다. 앞으로 SEC와 리플 간의 '전쟁'이 계속되면 XRP가 더 많은 거래소에서 거래가 중단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걱정은 더 깊어졌다.


리플, 처음도 끝도 아니다


리플을 제외하고도 많은 암호화폐 프로젝트에서 SEC의 눈총을 받고 있다. 즉, 리플이 SEC로부터 소송을 당해 재판에 서게 될 마지막 코인이 아닐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2018년 SEC가 이오스(EOS)에 미등록 ICO로 증권법을 위반한 것에 대해 소송을 한 선례가 있다. 하지만 이번 리플 사태와는 달리, 이오스는 매우 유연한 방식을 채택하여 합의하에 벌금을 무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2019년 9월 23일, SEC는 이오스의 개발사인 블록원(Blockone)과 합의하고 24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였다. 블록원 측은 총 코인 자금 조달 금액의 0.58%에 달하는 벌금을 지불함으로써 미등록 코인 자금 발행에 대한 SEC의 주장을 해결하는 한편 향후 비즈니스에 대한 중요한 면책권을 부여하기로 합의하였다. 블록원 뿐만 아니라 이오스가 더 이상 유사한 규정과 관련된 소송해 휘말리지 않을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큰 불안 요소였던 ‘다모크리스의 검’도 일시적으로 해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오스와 유사한 혐의를 가진 다른 프로젝트들은 이오스 사례를 통해 SEC와의 소송에서 어떤 스탠스를 가져야 할지를 학습할 수 있다.


테조스(Tezos) 코인의 경우도 하나의 유사한 사례이다. 2020 년 3 월 23일, 테조스는 2 년 간의 법정 싸움이 있은 후 2천만 달러에 이르는 벌금을 통해 소송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테조스는 사상 최초이자 이오스 이전의 최대 규모의 공개 코인 자금 조달 프로젝트로서 2017년 가을에 2억 3,200만 달러의 수익을 창출했다. 이렇듯 과거 SEC와의 소송을 겪은 프로젝트들이 모두 큰 액수의 벌금을 문 것을 보면 SEC가 벌금을 낼 충분한 돈이 있는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리플 사태가 과거 프로젝트들과 사뭇 다른 성격을 띠게 된 데에는 코인베이스가 거래 중단 선언을 한 점에 있다. 코인베이스가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로서는 처음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기에 기업공개 전에 SEC에 약점을 잡히면 곤란해지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코인베이스 스스로도 이에 적극적으로 나서 리플 상장폐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즉 SEC와 코인베이스의 이해관계가 겹쳐져 이번 리플 사태를 더 극적으로 치닫게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리플, 그다음 규제 대상에 올라갈 코인은 무엇일까? 현재 시장에서 “문제가 있으며 돈도 많은" 상태를 동시에 만족하는 프로젝트가 그다음 타깃이 될 확률이 높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최근 SEC는 암호화폐 헤지펀드인 버질 캐피털(Virgil Capital)에 자산 동결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지난 24일 SEC는 스테판 친(Stefan Qin) 버질캐피털 설립자를 증권 사기 혐의로 고발하고, 2500만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펀드에 대한 긴급 동결 명령을 신청했다. SEC 기소 문건에 따르면 버질 캐피털은 ‘버질 시그마펀드(Virgil Sigma Fund)' 자금을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암호화폐에 투자하기로 약정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다른 고위험 투자에 투입했다.


SEC가 본격적으로 크립토 프로젝트에 규제의 칼날을 들면서 ‘금융당국의 규제’는 올해 모든 크립토 프로젝트들에게 있어 최대의 위험요소로 자리 잡았다.



다음 규제 타깃은 어디


리플에 이어 SEC의 다음 제재 대상이 누가 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USDT)가 유력한 후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크립토 프로젝트 중 최대 회색 코뿔소 중 하나’로도 불리는 테더는 이미 2017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기소 받은 바 있지만 그럼에도 신규 발행을 중단하지는 않았다. 이후 뉴욕지검장실(NYAG)은 Bitfinex가 테더를 이용해 8억 5천만 달러의 재무적 허점을 가리기 위해 자신의 대출을 제공했다는 실제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작년 12월 30일, 가상 자산 데이터 분석업체인 크립토퀀트(CryptoQuant) CEO는 SEC의 다음 목표가 테더라면 이번 불마켓에 심각한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대안이 될까



테더와 같은 스테이블 코인은 1달러=1테더로 고정 가치인데 테더는 최종적으로 중앙화된 발행처에 의존한다. 2세대 스테이블 코인인 DAI도 일정 수준에서 블록체인의 핵심인 탈중심화 개념을 희생하며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탈중앙화된 속성을 어느정도 포기함으로써 규제를 피하기 위한 필연적인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된다. 반면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algorithm controlled stablecoins)은 기존 USDT, USDC, DAI와 같은 여러 세대의 스테이블 코인과 다르게 수요에 따라 공급량을 계속 조정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암호화폐이다. 시장 수급 관계를 통해 화폐 체계를 구축했을 뿐 구체적인 중앙화 발행처가 없다.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 ‘규제권에서 벗어나는' 관점에서 볼 때 특정 시장 수요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USDT 와 같은 주요 시장 외의 시장 점유율은 롱테일 효과로 인해 점차적으로 잠식되고 있다. ESD(대표적인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는 현재 4억 달러 미만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체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의 시가총액은 미미하다. 실제로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 중앙화된 스테이블 코인에 도전할 수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부수적인 금융 속성의 기술 혁신으로서 자체 무허가, 높은 유동성 등의 특성 덕분에 투자 관점에서 그 자체로 고위험 행위에 해당한다. 현재까지 시장은 여전히 초기 단계라 성숙하지 못하기에 프로젝트에 대한 선별·투자는 전적으로 ‘규모’에 의존하는 게임에 불과하다. 프로젝트 비전 그 자체와 후속 개발 실현까지 프로젝트 측의 전반적인 퀄리티를 감독하는 효과적인 감독 제약이 전무한 상태이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산업은 앞으로 대중으로부터 더 큰 폭의 인정과 참여를 받아야 하기에 어느 정도의 규제는 결코 피할 수 없다. 암호화폐 프로젝트부터 블록체인까지 이완전히 우리 일상에 일부가 되기 전까지는 규제가 필요하다.


2021.01.13


김주호






치코미디어(CHIKO Media)는 중국의 정부기관인 복건성 신흥과학기술산업 발전센터에 등록된 Chiko Blockchain School의 자회사입니다. Chiko Blockchain School은 미국 하버드 대학교, 중국 북경대학교, 절강대학교, 한국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출신인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운영하고 있는 블록체인 학교이며 중국 복건성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았습니다. 현재 절강대학교, 복단대학교, 상해 교통대학교 등 중국 명문대에서 블록체인 강의 및 정부대상으로 블록체인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업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치코미디어는 Chiko Blockchain School에서 운영을 하며 중국의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와 관련된 뉴스를 전달하며 업계 분석을 통해 중국의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에 관한 소식을 한국에 전달합니다.



"트렌드와칭 텔레그램 참여하기 (최신 소식, 자료 공유)"

blockterz@gmail.com

광고문의 보도자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