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쿤보이즈'처럼 스타트업도 묶어라

  • 기사입력 2013.03.20 13:11
  • 기자명 배운철


지난 3월 14일 머니투데이 16층 대회의실에서 있었던 [대한민국모바일앱어워드 2013] 출범기념 좌담회 소식을 전해드리고자 한다. 필자도 참여했던 좌담회이며 대한민국 모바일 시장에 대해서 여러가지 좋은 의견들이 많이 나왔던 자리였다. 모바일앱과 모바일 관련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다보니 이런 앱심사에 심사위원으로 자주 참여하게 되는데 한국에서 성공하는 앱들이 더욱 많이 등장하길 기대하며 머니투데이 기사 전문을 인용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가 좌담회 중에 언급했던 ‘라쿤보이즈’에 대한 내용으로 제목을 뽑아준 머니투데이에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



대한민국모바일앱어워드 2013 좌담회



방송통신위원회와 머니투데이가 주관하는 ‘대한민국모바일앱어워드 2013′ 시작을 맞아 4기 심사위원단은 ‘창조경제의 시대 핵심키워드, 대한민국 모바일앱 도약의 길’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좌담회는 한국모바일앱산업의 현주소와 성과, 업계의 고민거리와 모바일앱산업생태계의 애로점, 새로운 발전방향, 그리고 창업시스템이나 제조의 보완점과 새정부에대한 업계의 조언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좌담회는14일 머니투데이 16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사회 황병선 청강문화산업대 교수(이하 사회자)= 먼저 국내 모바일앱 시장의 현주소를 살펴보자.



황병선 교수님은 오프라인에서는 이날 처음 만났다. 엘리베이터안에서 어디서 봤었나요? 하면서 인사를 나누었는데 SNS에서 프로필로만 봤었고 강의 요청 때문에 전화통화를 두 번 했었게 전부였지만 만나서 반가웠다. 사회를 너무 잘 보셔서 IT 전문 프로그램의 사회를 하셔도 될 듯~ ^^



▷최지수 삼성전자 MSC 과장= 처음 앱마켓 업무를 맡았을 때 통신사업자를 포함해 국내외 앱스토어가 너무 많아 놀랐다. 결국 유저들이 차별화된 스토어로 접근하고 있는지가 의문이다. 개발자는 열정에 차있고 등록요청도 많은데 문제는 스토어간 차별성은 없다는 것이다. 스토어간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안드로이드가 얼마나 출혈하고 있는지 짐작이 된다. 각각 스토어가 살아남기 위해 퍼붓는 돈을 보면 과연 선순환 가능한 구조인가 싶기도 하다.



최지수 과장은 웹마스터클럽(WMC) 활동 때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인데 오랜만에 만나서 매우 반가웠다.



▷안상국 LG유플러스 매니저=작년 게임물 등급심의위원회가 각 이통사 플랫폼사업자에게 게임등록심의 자율권을 부여했는데 구글과 애플이 전체 80%를 차지했다. 독과점구조다. 이런데도 이통사나 플랫폼 사업자가 뛰어드는 것은 수익에대한 기대감이 있단 얘기지만 실제 수익모델이 있는지는 따져봐야한다. 플랫폼사업자의 수익은 곧 개발자의 수익이기도 하다. 작년기준 구글플레이 앱수가 30~40만개로 추정되는데 이 가운데 수익을 내려면 최상위에 들어야한다. 일례로 카카오게임인 애니팡은 단기간에 수익을 냈지만 그런데 그 외 다른 모바일앱의 수익평균은 너무나 작아 빈익빈부익부가 심화된다.



▷황리건 한국MS 차장=한국스토어 시장규모는 전세계 다른 지역과 비교해 너무 작다. 1~2%에 불과해 사용자기반도 작다. 그런 특수성 때문에 게임을 제외하면 살아남기 어렵다. 신규 대국민서비스는 성공하기 어렵다. 때문에 게임을 안하는 업체는 B2B 용역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사회자=그 얘기는 국내시장 한계로 글로벌을 향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뜻 아닌가.



▷조성훈 머니투데이 IT모바일팀장=지난주 홍콩에서 열린 모바일앱어워드의 토론 주제중 하나가 아시아 모바일앱 업계가 서방이냐, 동방으로 가야하느냐였다. 특히 중국계 기업들은 중국본토 모바일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글로벌과 내수(중국) 사이에서 고민이 크다. 물론 한국에서는 몇몇 카카오 기반 앱들 제외하고는 돈버는 게 쉽지 않다. 특히 유틸리티의 경우 한국시장 자체만으로는 승부수를 던지기 쉽지 않은 것이 분명해졌다. 그렇다면 이제 해외시장의 진출을 과연 어떻게 효과적으로 시도해야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안상국=글로벌로의 방향성 자체는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국내 모바일 업체들은 제도적 차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글로벌에서는 관행처럼 인정되는 부분이 국내 앱스토어에서는 규제때문에 허들이 생긴다. 가령 성인관련 이슈의 경우 과거 피처폰 인터넷기술인 왑(WAP)에서 통용되던 연령표기 기준을 아직도 따른다. 그러면 해외에선 팔기 어렵다. 반대로 해외업체는 구글 플레이를 통해 유통하면서 국내 규제에 그다지 신경안써도 된다는 식이다.



▷이정재 SK플래닛 매니저=국내 앱개발사들과 스토어들은 국내와 해외법 차이 때문에 제약을 많이 받는다. 같은 앱인데도 우리는 국내법에선 허용할 수 없는 게 구글에는 올릴 수 있어 역차별이 발생한다. 특히 결제의 경우 심하다. 국내에선 앱내구매시 몇 번이나 절차에따라 고지해야하는데 해외사업자는 이를 지키지 않는다. 공정하게 경쟁해도 밀리는 입장인데 법규의 역차별 때문에 경쟁 환경자체가 어렵다. 글로벌 경쟁 환경을 보고 규제를 다뤄줬으면 한다.



▷정진관 방송통신위원회 사무관=그런 법규제나 역차별 이슈를 많이 느끼고 있다. 다만 규제는 사회적 합의인만큼,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게 현실이다.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고 업계에서 실마리를 줘야한다. 업계와 구체적인 사안별로 머리를 모아야할 것 같다.



정 사무관님은 다른 모임에서도 뵈었는데 역시 열심히 하시는 분들은 또 다른 곳에서도 뵙게된다는 진리를 확인~



▷허해녕 인터넷진흥원 팀장=규제의 경우 가치충돌 때문이다. 가령 위치정보 이슈와 모바일 광고 등에서 정보보호와 산업활성화 등을 놓고 가치충돌이 일어난다. 결국 사회적합의에 따라 큰 그림에서 타협점을 찾아야한다. 콘텐츠산업 진흥입장에서 풀어야할 것은 많다.



▷ 김태현 티그래이프 이사=모바일앱은 지금 70만개고 올여름 100만개로 늘어날 거다. 문제는 지금 앱시장에 뛰어들면 묻혀서 유통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각 스토어들이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얘기인데 오히려 스토어들이 그런 고민을 잘 안하는 게 문제다. 그리고 해외진출역시 역차별 문제가 있다곤 하지만, 국내에서도 성공못한 앱이 밖에 나가는 것은 더 어렵다. 요샌 미국 벤처캐피탈들도 한국에서 성공한 것을 가져오라한다. 그리고 동남아권의 경우 좀더 쉽게 한류를 통해 접근이 가능하다. 그래서 미국가는 꿈을 버리고 국내에서 의미있게 성공한 뒤 동남아를 두드리라고 조언한다.



▷김기준 케이큐브벤처스 투자팀장=사실 글로벌이나 내수냐는 ‘예스 OR 노’의 문제가 아니다. 해당 앱이 어떤 서비스냐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다. 당연히 게임은 문화적 장벽이 크지않으니 글로벌로 가기 쉽지만 그 외 소비자인터넷 영역이나 유틸리티성 앱은 해당지역의 문화와 깊숙이 결부되어 어렵다. 가령 의료서비스인 ‘굿닥’ 같은 경우 미국 의료시스템을 경험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국에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 사회자=그렇다면 모바일앱 업계가 도전해야할 미개척 영역은 없나?



▷박병근 KT 에코노베이션팀 매니저=스타트업들이 발상의 전환을 해야한다. 앱개발자들은 대부분 게임이나 특정 돈이 되는 플랫폼에만 집중한다. 그런데 앱시장이 포화되고 있어 이젠 돌파구가 필요하다. 가령 융합형 앱이 대표적이다. 구글글래스나 나이키플러스, 스퀘어 등 유사한 시도가 많다. 앱판매 자체가 목적이아니라 특정 상품 판매에 앱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요새 융합형앱을 강조하는데 정부가 중소기업들에게 융합형앱을 위한 R&D지원을 해주거나 전통 제조사들과 모바일앱 업계간 중계를 해주면 좋겠다. 두 회사간 공동사업화되는 형태도 좋을 것이다. 단순 앱다운로드 중심의 경쟁보다는 실물분야, 제조나 기타 서비스에 결합하는 것이다.



moneytoday



▷ 배운철 소셜미디어전략연구소 대표=미국 결제단말서비스인 스퀘어 같은 융합형 모델이 많이 나와야한다. 스퀘어는 이어폰잭에 꼽는 결제시스템인에 이어폰 신호를 이용하거나 센서만을 활용한 장치도 만들어야한다. 단순히 예쁜디자인에 터치만하는 앱들은 아무리 해도 성공이 어렵다.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한 융합형 앱을 만들어야한다. 개인적으로 해외에서 성공한앱의 ‘미투앱’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않다고 본다. 물론 이견이 있을 수 있는데 단순 카피가 아닌 부가가치를 더하면 된다. 가령 사진앱 인스타그램을 모방한 인스타플레이스는 위치정보를 사진과 결합한 것인데 인기다. 이같은 도전적인 앱도 있어야 미개척지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사회자=새정부가 창조경제를 국정어젠다로 삼았는데 모바일앱사업 활성화와 관련 새 정부에대한 제언은.



▷배운철=정부나 지자체 운영 창업보육이나 모바일 앱지원센터가 많다. 그런데 입주사가 6개월에서 1년 지나면 사라진다. 자질이 있는데도 어려움 속에 포기하는 것이다. TV경연프로그램 K팝스타를 보면 ‘라쿤보이즈’라는 그룹이 있다. 예선에는 개인으로 나왔다가 기획자가 3명 묶어줘서 상위권에 올라갔다. 지금 창업보육센터에서 한 두 명의 팀으로는 생존력이 없다. 그렇다면 거기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이들을 묶어 팀을 만들어 줘야한다. 문제는 창업보육센터들이 하나같이 정보가 닫혀있고 우리는 몇 개사가 입주했고 얼마를 지원했다는 식의 실적만 내놓는다. 따라서 창업보육센터가 운영하는 팀들과 기술력의 정보를 공유할 플랫폼이 필요하다. 디자이너, 기술, 기획팀을 묶어주는 스타트업 협동조합형태도 좋다. 정부에서는 창업보육센터를 설립하는 1차적 지원에서 벗어나 진정 스타트업이 생존할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 벤처캐피탈의 경우 필요자금을 심사 뒤 일괄 지급하는데, 수혜자의 모럴해저드를 막고 지원대상을 확대하기 위해서 인력충원과 마케팅, 개발자금으로 프로세스를 나눴으면 좋겠다.



▷양창준 KAIT 팀장=정부에서 창업을 독려하는데 이제 아이디어 창업은 한계가 왔다고 본다. 극히 드물게 성공할 뿐이다. 이제 기술창업 쪽으로 눈을 돌려야한다. 통계를 보면 대학과 각종연구소에서 나오는 특허가 40%를 차지한다. 대학이나 연구소는 그 결과물을 가지고 특허를 내거나 논문내고 끝낸다. 좋은 아이디어가 사장된다. 이런 것들을 끄집어내서 사업화하는 게 필요하다. 이를 개방하기위해 정부가 인센티브를 줘야하고 관련 설명회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개발자 미스매칭도 문제다. 스타트업 기업이 어려운건 정책이 굉장히 많은데 과연 어디서 어떻게 하면 되는지 모르는 때문인 경우가 많다. 스타트업에 대한 관련 종합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센터 같은 게 필요하다.



▷허해녕팀장=앱개발사는 대부분 스타트업인데 국내에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없다. 한번 실패하면 재활이 어렵다. 구조 자체가 투자 중심이 아니라 융자중심이기 때문인데 이스라엘 펀드시스템처럼 국내 창업지원시스템이 저인망식으로 그물을 깔아서 떨어지는 사람을 다시 회생시킬 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 또 하나는 출구전략인데, 미국은 벤처에서 일어나면 대기업의 M&A로 ‘엑시트’(EXIT, 투자회수)를 한다. 반면 국내는 카카오같은 특별한 서비스가 성공하면 대기업이 유사 경쟁상품을 출시한다. 대기업이 M&A가 아니라 경쟁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 하지않다.



머니투데이 [기사원문 보기]



추가하며…



그런데 한 가지 아쉽게도 저 좌담회를 마치고 바로 다음 K팝스타 경연에서 라쿤보이즈가 탈락하고 말았다. 라쿤보이즈가 더 오래 살아남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기사 내용을 잘 읽어보시고 각 심사위원들의 의견 중 공감할만한 내용이 있다면 댓글로 소감을 남겨주면 다음번 앱심사 모임 때 관련 의견을 전달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주위에 좋은 모바일앱이 있다면 필자에게 추천을 하거나 댓글로 앱 정보를 살펴볼 수 있는 링크 또는 앱 다운로드 링크를 남겨주길 바란다. 필자도 한달에 한번씩 앱을 추천해야 하는 상황인데 일일이 앱을 검색할 순 없으니 적극적으로 추천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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