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현장, 자원봉사자가 정리한 5가지 참고사항

  • 기사입력 2014.04.20 13:11
  • 기자명 배운철


아래 글은 4/19 토요일에 진도 체육관으로 가서 봉사활동을 하고 온 제자가 정리한 내용입니다. 진도에 가서 봉사활동을 할 분들을 위해서 참고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해서 제가 메일로 내용을 받아서 공유합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어떻게 마무리 될지 모르겠지만 자원봉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이 글이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자원봉사를 다녀온 제자는 계원예술대학교 광고브랜드디자인과 1학년인 박상욱 군입니다. 미디어는 이렇게 발로 뛰고 손으로 만져가면서 다루어야 하는데 안타까운 마음만 전하는 스승보다 훨씬 나은 제자입니다. (문장을 다듬으면 더 잘 읽으실 수 있겠지만 본인이 쓴 글 그대로가 가장 진실된 표현이라고 생각되어 그대로 전달합니다. 아래 글은 박상욱 군이 쓴 원문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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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체육관 자원봉사를 가면서 어디로 연락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등의 부족했던 정보들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저처럼 부족한 정보로 어려워할 분들을 위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직접 가서 느낀 점이므로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먼저 봉사활동 지역에는 크게 팽목항과 진도 체육관이 있습니다. 한 두 분씩 구청으로 가셔서 구호물품을 나르는 작업도 하시지만, 저는 4.19일 토요일 9시 30분 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진도 체육관에서 봉사활동을 하였습니다. 주간에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지만, 야간에는 많지는 않았습니다. 진도 체육관에 가시면 여러 단체가 있습니다. 오른쪽의 적십자는 무료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단체들도 배식활동, 구호 물품 배급, 상담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직접 방문하셔서 자원봉사 신청을 하러 가시는 곳은 적십자 옆 자원봉사 신청센터와 왼쪽 교육청 자원봉사 센터가 있습니다. 저희는 적십자 옆 센터에 신청하고 9시 30분에 모여서 각자의 역할 분담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자원봉사자 수가 워낙 많아서 역할 분담을 못 받으셨던 분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화장실 청소를 맡기로 하였고 총 10분 들과 함께 총 3곳의 남자 화장실을 담당하였습니다. 하루 정도 봉사를 하고 느낀 점들 입니다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입니다.



1. 절대로 절대 농담하시고 웃으시면 안 됩니다. 며칠 동안 자원 봉사자로 오셔서 봉사자 조끼를 입고 실수를 하신 분들이 많아 유가족분들이 상처를 많이 받으셨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런 분들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일들도 많았습니다. 자원봉사를 하시러 오시는 건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태안반도 기름 제거 봉사와는 많이 다른 곳입니다. 유가족분들에게 상처 주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2. 자기가 맡은 구역만 하시면 시간이 많이 비게 됩니다. 화장실은 사람들이 깔끔하게 써주셔서 2시간에 한 번씩 청소를 해주면 됐습니다. 주위를 돌아다니며 융통성 있게 봉사자분들의 일을 도와주시면 됩니다.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일은 분리수거입니다. 실내 중앙 입구, 왼쪽 공설 운동장 가는 길, 오른쪽 SK 트럭 뒤편에 있습니다. 그리고 구호물품이 올 때마다 다 같이 옮겼습니다. 돌아다니며 꽉 찬 쓰레기 봉투를 옮기는 등 융통성 있게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새벽 3~6시 정도엔 많이 돌아다니기보단 봉사자들끼리 정하여 몇 분만 돌아다니고 교체하며 하였습니다. 이렇게 야간에는 생각보다 봉사할 일이 많았습니다.



3. 2층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잘 보살펴드려야 합니다. 며칠 동안 체육관에 계셔서 1층 화장실을 가실 때 힘들어하셨습니다. 할머니 손을 잡아 드리고 같이 계단을 내려가고 산책을 했는데 좋아해 주셨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괜찮다고 하셔도 손을 잡고 계단을 같이 내려가 주시고 우리 할머니라 생각하고 먼저 “할머니 바깥 공기가 상쾌해요. 같이 산책하고 와요”라고 하시면 좋아해 주시고 좋다고 느꼈습니다.



4. 진도 터미널에서 진도 체육관까지의 거리는 걸어서 25분 정도 걸립니다. 갈 땐 버스 기사님께서 주유소 가시는 길이셔서 주유소에서 내려 걸어서 15분 정도 걸렸습니다.



5. 절대로 셀카를 찍는 등과 같은 일이 있어선 안 됩니다. 2층에서 자원봉사 조끼를 입고 셀카를 찍다가 유가족분들과 마찰이 생기는 것을 보았습니다. 정말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원봉사를 하며 정말 별의별 사람을 보게 되었습니다. 나흘 동안 밤낮으로 너무나도 힘드신 분들입니다. 조금 더 신중한 행동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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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다녀와서 이렇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자기의 경험을 글로 남겨서 정리하고 공유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제자가 있어서 저도 다시 기운을 내 보려고 합니다. 이런 가슴 아픈 상황을 더 이상 정치적으로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는 없길 바랍니다.



@ 혹시라도 자원봉사 다녀오신 분들 중 추가로 참고할 내용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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