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페이스북에서 당신의 글에 '싫어요'를 누른다면?

  • 기사입력 2015.09.16 20:32
  • 기자명 이예진


누군가의 죽음, 좋지 않은 시국, 비극적 사태...



페이스북을 하다 보면 의사를 표현하고픈 순간에 '좋아요'를 누르기 참 애매한 때가 있습니다.





"내용은 공감하지만, 이걸 '좋아'하진 않아!"



페이스북이 애통하거나 슬픈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또 다른 버튼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페이스북 본사 입구. (사진=씨넷)



15일(현지 시각), 멘로파크에 있는 페이스북 본사에서 열린 '타운홀 Q&A'행사에서 나온 저커버그의 발언이 각종 매체의 상위권에 위치하며 크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바로 페이스북의 '싫어요' 기능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항간에는 저커버그가 그간의 '고집을 꺾고' 싫어요 버튼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라는 언급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저커버그의 고집이, 과연 꺾인걸까요?



페이스북이 등장하며 사람들의 생활방식은 크게 변화했습니다. 갈수록 개인정보에 관한 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자신의 생각, 머물고 있는 장소, 기분 등을 올리는 현상. 평범한 변화는 아닙니다. 전 세계인이 연결되어 있는 이 거대한 플랫폼에 추가될 새로운 기능은 결코 쉽게 결정되는 사항일 수 없죠.





놀랍지만 새롭지는 않다





사실 저커버그가 언급한 이 주제가 그렇게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페이스북의 장점은 신속한 의사표현이 가능하다는 것 입니다. 누군가의 글에 동의나 지지를 표현하기 위해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 시간, 단 0.5초 남짓. 내용을 공유하고 자신의 의사를 짧게 써 넣을 수도 있습니다. 이 간편함에 힘입어 점차 하나의 게시물이 전달하는 정보의 양도 많고 다채로워졌습니다. 왜 '좋아요'는 있는데 '싫어요'는 없나요, 라는 질문은 꽤 오래 전부터 많은 유저들이 생각해 왔던 사항입니다.



'당연하지, 좋으면 싫은 것도 있어야지!'



만일 페이스북에 '싫어요' 기능이 생긴다면, 우리는 어떤 것을 싫어 할 수 있게 될까요?





만약에 '싫어요' 버튼이 생긴다면?





1. 당신의 '게시물'이 싫어요



폭력적이고 음란한 내용의 게시물, 정치적 성향이 짙은 게시물, 여타 이유로 내 생각과는 반대되는 게시물...

말 그대로 게시물 자체가 싫어서 누르는 경우입니다. 기존에는 신고를 하거나, 더 이상 내용이 내게 노출되지 못하게 했다면 이제는 '싫어요' 기능을 통해 보다 분명하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2. '당신'이 싫어요



말 그대로 게시물과 상관없이 그것을 올린 '사람' 자체가 싫은 경우, 싫어요 버튼으로 이를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사람이 싫은데, 그 사람이 올린 게시물이 예뻐 보일 수는 없으므로, 이 경우 게시물까지 싫어요를 받을 확률이 높아지겠습니다. 또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행동을 저지른 사람의 경우는...상상에 맡기겠습니다.



3. 게시물의 내용에는 공감하지만, 그 '주제'가 좋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이 경우는, 게시물의 내용과 게시물을 올린 당사자 모두 나쁘지 않지만 그 주제가 '좋아요'를 누르기에는 부적절한 경우입니다. 시리아 사태나 누군가의 죽음, 안타까운 사실...이 문제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 '싫어요' 버튼을 통해 그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이 때 싫어요란, 말 그대로 싫다기 보다는 공감의 의미가 큽니다.





페이스북은 '싫어요' 버튼을 만들지 않을 겁니다





저커버그의 발언은, 앞서 말한 '3. 게시물의 내용에는 공감하지만, 그 주제가 좋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의 경우 유저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 주자는데 그 취지가 있습니다.



바쁜 삶에서 서로의 삶을 공유하며, 누군가의 좋아요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 시대. 갈수록 시간의 밀도가 촘촘해져 가는 현대 사회에서 '좋아요'는 0.5초의 간편함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저커버그는 좋아요 이외에 유저들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자 합니다.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이 가진 간편성을 그대로 가져 온 다른 공감의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겁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공감' 입니다. 공감의 폭을 넓히자는 취지의 발언인 셈인데, '좋아요' 이외의 다른 선택지를 도입하겠다는 의미가 '싫어요' 버튼의 생성을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어디로 나아가게 될까요?





공감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새로운 단추가 추가된다면 어떤 형식이 될까요? 이미 페이스북은 댓글/메신저를 통해 많은 이모티콘을 제공하며 다채로운 감정표현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혹자는 슬랙에 있는 반응 이모티콘과 비슷한 형태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합니다.

필자는 게시물을 업로드 할 때 '좋아요' 이외의 다른 버튼이 활성화되도록 설정을 바꾸는 쪽으로 기능이 향상될 것이라는 상상을 살짝 해 봅니다. 게시물을 업로드 하는 사람이 받고 싶은 것이 꼭 '좋아요'는 아닐 테니, '애도합니다' 나 '공감합니다' 정도로 상황에 따라 누를 수 있는 버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겁니다.

어떤 방식이던지, 많은 유저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 플랫폼의 변신을 상상해 보는 일은 즐겁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페이스북을 상상하고 계신가요?



참고글 : 페이스북의 '싫어요' 버튼은 약이 될 것인가? 독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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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jin@think1mo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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