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마케터는 날씨를 탓하지 않는다

  • 기사입력 2015.10.01 17:33
  • 기자명 이예진




비가 오면 왠지 생각나는 막걸리, 파전…(꿀꺽) 사람은 날씨에 참 민감합니다. 한국 기상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경제의 80%가 날씨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국내 GDP로 환산하면 106조원 정도가 날씨의 직접적인 영향이라고 합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날씨정보는 단순히 재해를 예방하는 정보를 넘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필수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날씨는 일상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소비자의 구매심리를 변화시키고 구매행태를 좌우하기도 합니다. 이미 음료나 주류, 빙과류와 같은 계절상품 등을 생산하는 업체에서는 출고량 조절이나 제품 광고 등에 기상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합니다. 일차적으로 재고량을 줄이고 매출을 증대시켜 경영성과를 올리기 위함입니다.



날씨를 알면 소비자가 보인다





삼성카드에서 지난 3년간 고객 1,100명의 신용카드 결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오는 날이 화창한 날보다 소비를 5%가량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얻어냈다고 합니다. 특히 주말에 비가 오면 카드 씀씀이가 10%까지 낮아진다고 하는데요. 의류, 차량관리, 스포츠, 악기 등…많은 업종들이 비가 오면 매출이 감소한다고 합니다. 반대로 비가 오면 오히려 매출이 증가하는 업종도 있습니다. 극장과 가전, 면세점, 전시관 등의 업종들인데요. 재미있는 건 외식업체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와중에 주점 업종만 소폭 매출이 상승한다는 사실!



60대 여성을 제외한 전 세대(20대 이상)가 비 오는 날 술 한잔을 선호한다고 하니, ‘나만 그런 건 아니군!’



날씨, 꼭 순응해야만 답은 아니다





날씨를 극복하고 매출의 증대까지 이끌어낸 브랜드로는 코카콜라가 참 유명합니다. 목이 타는 듯한 날씨에 많이 찾게 되는 탄산음료, 그 최고봉에 있는 코카콜라의 마스코트는 아이러니하게도 북극에 사는 북극곰이죠. 겨울에 떨어지는 매출을 극복하고자 북극곰을 통해 ‘코카콜라는 역시 겨울에도!’ 라는 공식을 만들어냈습니다. 날씨를 이용하여 전화위복을 노린 공격적인 마케팅 사례라고 할 수 있겠죠.



코카콜라의 날씨를 이용한 전략들은 그 역사가 결코 짧지 않습니다. 이미 1999년 12월에 코카콜라가 날씨에 따라 가격이 변하는 자판기를 테스트했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당시 CEO였던 Douglas Ivester가 이를 시인하는 반응을 보인 반면, 코카콜라사는 이를 부인하며 논란이 되었었죠. 자동판매기에 온도감지 센서를 달아 기온이 올라가면 콜라 값을 평소보다 올려 받고, 그렇지 않은 시즌에는 가격을 내려 받겠다는 것이 간단한 골자였습니다. 수요공급의 법칙으로 보았을 때 지극히 합리적이었던 이 날씨에 대한 전략은 의도와는 달리 많은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비난은 어느 정도 이율배반적일 수 있습니다. 동네 편의점에서 천원이면 살 수 있는 콜라를 고급 레스토랑에서 훨씬 비싼 가격에 팔아도 소비자들은 사먹곤 하죠. 놀이동산이나 리조트의 식사 가격은 다른 곳보다 훨씬 비쌉니다. 그렇다면 왜 소비자들은 이러한 자판기 아이디어에 분노했을까요? 이들의 분노는 ‘가격 공정성 인식(prict fairness perceptio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가격 공정성 인식, 주관적으로 결정하는 합리적 가격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에 따라 ‘합리적인’ 가격을 ‘주관적으로’ 책정합니다. 날씨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겠다는 코카콜라의 판단은 다분히 합리적이었지만 소비자의 주관을 반영하지는 못했던 것이죠.



요즘만큼 소비자의 의중을 파악하여 전략적인 마케팅을 구사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또 있을까요. 날씨를 이용한 전략은 기업에게 분명 중요하지만 여기서 불공정한 가격(Unfair Price)라는 불명예스러운 칭호를 얻지 않으려면 소비자가 인지하는 제품의 가치, 심리적인 만족감을 높여줘야 합니다. 사려깊은 마케팅 전략가라면 코카콜라를 소비하는 다양한 계층의 심리적인 부분을 배려해 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발달한 시대이니 콜라 하나에도 동전을 세며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콜라를 싸게(혹은 이벤트성으로 공짜로) 줄 수도 있을 것이고 코카콜라가 들어있는 자판기들이 매일 각각 다른 곳에서 공짜로 제공하는 이벤트들도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그리고 이런 여러 이벤트들이 동영상을 통해 SNS로 바이럴된다면 그만큼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실제로 코카콜라가 현재도 이런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마케팅을 가장 잘 하는 기업 중 하나지요.



날씨를 컨트롤하는 자, 그 이름은 마케터





전래동화에 따르면 한 엄마는 비가 오면 부채장사 하는 아들이 걱정되어 해가 뜨면 우산장사 하는 아들이 걱정되어 눈물지었다고 하죠. 두 아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노련한 마케터였다면 날씨를 이용해 비가 오는 날에도 부채를 팔고 해가 뜨는 날에도 우산을 팔기 위해 모든 채널을 동원하여 고군분투하지 않았을까요^^?



날씨를 알면 새로운 전략이 보입니다. 이 전략은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무기가 되겠죠. 어떤 것을 활용한 전략이던지 소비자와의 공감이 중요하다는 쪽으로 결론이 나는 건 이 시대가 아무리 복잡해져도 그 핵심만큼은 분명하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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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마케팅이 중요해지면서 타이밍에 따라 마케팅 전략과 메시지를 기획해야 하는 마케터들에게 "날씨 마케팅"이란 부분은 필수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날씨에 따라 심리가 변하고, 마케터는 날씨에 따라서 전략을 바꿉니다. 날씨 마케팅에 한번 도전해 보세요 ^^ by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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