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발머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의 CEO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CEO 스티브 발머가 CEO 에서 물러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 발표로 MS의 주가가 9%나 상승했다는 것이다. 스티브 발머와 관련된 MS의 분위기를 한번 살펴보시려면 다음 기사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기사읽기] 같은 날 HP의 CEO 멕 휘트먼은 회사의 발전을 위하여 더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발표 이후 당일 HP의 주가는 12.5%나 급락했다. [기사읽기] 세계 IT 산업을 대표하는 두 기업의 CEO들의 발표에 따른 주식시장의 반응이 참으로 흥미롭다. [업데이트 #1] 매셔블에서도 필자와 같은 관점으로 내부 승진과 외부 영입에 대한 두 가지 관점으로 분석한 기사가 있어서 보강한다.
차기 MS 의 CEO 는 누가 될 것인가?
그나저나 스티브 발머가 물러나고 나면 과연 MS의 차기 CEO는 누가 될지 상당히 궁금해진다. 일단 MS의 발표자료를 참고로 하면 MS 는 향후 ‘성공적인 디바이스와 서비스 회사’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바이스와 서비스 회사로 전환하는데 적합한 인물은 과연 누가 될까? 임원 채용에서 가장 기본은 내부 승진인데 여의치 않을 경우 외부 영입을 하게 된다. 애플의 경우 스티브 잡스 이 후 내부에서 여러 명의 CEO 후보들이 있었고 그 중에서도 안정적인 회사 운영에 강점을 가진 팀 쿡이 CEO가 되었다. 이 후 아이폰4S 출시까지는 괜찮았지간 아이폰5 출시 이 후 계속 주가가 떨어지며 애플 특유의 혁신적이 이미지를 잃어버리고 있다. MS 의 현재 분위기상으로는 내부 승진보다는 외부 영입에 더 무게를 둘 것 같다.
[업데이트 #1 13-0826] 매셔블 자료의 기사에 따르면 MS 내부에는 Qi Lu, Eric Rudder, Kirill Tatarinov 등이 있다고 한다. Lu 는 현재 어플리케이션과 서비스 분야의 부사장이다. 최근까지는 검색, 포털, 온라인 광고 사업을 하는 온라인 서비스 부문의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Rudder 는 MS 의 이전의 최고기술책임자(CTO)였다. 차기 전략 & 리서치 그룹의 부사장이기도 했다. Rudder 는 한 때 빌 게이츠의 후임자로 언급되기도 했다. 2013년도 가전전시회(CES)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일루미룸 IllumiRoom” 기술을 소개하면서 다시 전면으로 부각되고 있다. Tatarinov 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 솔루션 제품을 담당하는 다이나믹스의 수장이며 최근에 부각되고 있는 인물이다. Turner 은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이며 현재 발머의 후임으로 가장 유력한 인물 중 한 명이지만 내부에서의 지명도는 그리 높지 않다. 이들 외에도 디바이스&스튜디오 그룹을 이끌고 있는 Julie Larson-Green, 스카이프 사장 Tony Bates, 윈도우즈 최고재무책임자(CFO)이며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인 Tami Reller 등이 후보군에 있다.
더 이상 IT 업계 종사자들이 MS 의 새로운 제품발표에 2000년대처럼 열광하지 않는 현재 상황에서 디바이스와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것은 MS 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 않을까 싶다. 다만 Xbox 와 같은 디바이스보다는 윈도우8 을 기반으로 하거나 소셜미디어 성격의 새로운 서비스를 들고 나오지 않는 이상 정말 마땅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검색엔진 빙 Bing 을 적극 활성화 시키는 방법도 있을텐데 포털 서비스가 내리막을 걷고 있는 마당에 활성화 전략이 마땅치 않다.
외부 영입을 한다면?
MS 가 외부 영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면 야후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겠다. 무너져 가던 야후는 구글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었던 마리사 메이어를 영입한다. 이 후 마리사 메이어의 지휘아래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2013년 5월에는 미국에서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로 급성장하고 있던 텀블러를 인수했다. 그리고 드디어 8월에 야후는 구글을 제치고 5년만에 미국 인터넷 방문자수 1위 사이트의 위치를 되찾게 된다. CEO 마리사 메이어는 최근 야후의 홍보활동을 위해서 잡지 모델까지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리사 메이어의 영입으로 야후는 다시 재기에 성공하고 있는 느낌이고 방문자 수 1위는 야후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중요한 보도였다. 아마도 MS 는 야후의 마리사 메이어와 같은 외부영입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외부 영입을 한다면 검토할만한 인물로는 포스퀘어의 CEO 인 데니스 크라울리, 얼마전 구글에서 독립한 스티브 첸, 블로그와 트위터를 만든 천재 에반 윌리암스, 그리고 트위터 설립의 동반자였던 비즈 스톤과 잭 도로시 등도 나이와 연륜이 조금 적지만 검토해 볼 수는 있을 것 갈다. 그리고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CEO 급 인물들이 많이 있을 것이고 암튼 MS 의 명성에 어울리는 외부영입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페이스북쪽에서 인력을 데려오는 것도 방법일텐데 셰릴 샌드버그 정도급이 아니면 애매하지 않을까? 그 외에도 구글, 야후, IBM, 오라클 등에서도 유능한 인력이 있지 않을까 싶다.
[업데이트 #1] 경쟁사로부터 영입을 검토할 수 있을텐데 검토되는 회사가 애플, 아마존, 구글이다. 매셔블 기사에서는 포레스트 애널리스트인 프랭크 질레트가 분석을 했는데 질레트의 의견은 외부 영입을 할 경우 ‘기업 문화의 장벽’이 많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입 후보자 중 한 명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우 사업부분 사장을 맡았다가 작년에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난 스티브 시노프스키(Steve Sinofsky)다. 그의 현재 위치는 안드레센 호로비츠 (Andreesen Horovitz) 라는 벤처 캐피털에서 이사회 파트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떠난 사람 중 스티븐 엘롭(Stephen Elop)은 비즈니스 부문의 수장이었다가 현재는 노키아의 최고경영책임자(CEO)를 맡고 있다.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협력관계를 생각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다. 그 외에는 네플릭스(Netflix)의 리드 하스팅스(Reed Hastings), 주니퍼 네트웍스(Juniper Networks)의 최고경영책임자인 케빈 존슨 (Kevin Johnson), 이전 마이크로소프트 이사였고 지금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고 있는 피보탈(Pivotal)의 최고경영책임자인 폴 마리츠(Paul Maritz) 등이 있다.
디바이스 분야라면?
디바이스 분야는 현재 MS 의 제품군들과 통합하는 분야가 될텐데 휴대폰 분야나 휴대용 디바이스 분야라는 하드웨어 사업을 더 강화할 예정이라면 제조업쪽에서 외부 영입을 할 수도 있겠다. 윈도우8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다양한 하드웨어나 스마트 디바이스를 만들어 내고 싶을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테블릿 쪽 사업을 강화할 것이고, 애플TV나 구글TV처럼 TV 사업쪽에 관심을 당연히 둘 것이다. 근데 디바이스 분야를 메인으로 하기엔 소프트웨어 기반이 너무 강해서 이쪽 사업 부문이 서비스 분야보다 강조되긴 어려울 것 같다.
생존을 위한 변화
다시 한번 IT 업계 전체가 생존을 위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소프트웨어 산업 분야를 강화해야 하고 소프트웨어 산업은 자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중심으로 써드파티와 긴밀하게 공생관계를 맺어가는 에코시스템 구축에 답이 있다. 단독으로 실행되는 소프웨어의 시대는 이제 종말이다. 어도비도 전 제품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고 애플도 iWoks 를 클라우드로 제공하기로 했다. 앞으로 서비스는 그냥 클라우드로 실행되는 것이 답이다. 우리의 생활과 산업 전반을 통째로 뒤흔들고 있는 변화의 물결 속에서 세계 주요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변화하지 않고 있다가 죽기보다는 뭔가 시도를 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업데이트 #1] 포레스트의 질레트 기사를 보면서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의 유력한 인물과 외부 영입으로 검토할 수 있는 인물들을 살펴보았는데 필자의 예상과는 달리 여성 후보들이 없다는 것이 좀 의외다. 현재 마이크로 소프트의 기업 문화에 대한 분위기일 수도 있는데 외부 영입을 한다면 기업 분위기를 완전히 새롭게 끌고 갈 수 있는 여성 CEO 영입을 적극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번에 강조한 키워드 중 하나가 ‘디바이스’이기 때문에 여성 CEO 영입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마침 다음 학기 강의로 “IT 트렌드”라는 과목을 가르치게 되었다. 국내, 해외 IT 산업의 변화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리서치하고 자료 정리를 해 볼 예정이다. 그래서 이번 학기 중에 MS 의 차기 CEO 를 예상해 보는 것을 개인 과제로 낼 예정이다. 과연 MS 의 차기 CEO 는 누가 될 것인가? 남자 CEO 일까? 여자 CEO 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