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흙수저? 우린 ‘자립수저’~ SOS어린이마을

  • 기사입력 2015.12.21 13:43
  • 기자명 김자현


2015년 한 해가 저물어간다. 뒤를 돌아보면 개인적으로도 참 다사다난했던 해이지 않았나 싶다. 지난 1년을 정리하는 시점에 우리 교육에서 ‘평등’이란 어떤 의미인지 되새겨 보고 싶었다. 사회적으로는 다문화가족 수가 늘어나는 추세고(2014년 기준 75만명 내외로 오는 2020년에 100만 명 예상, 여성가족부 자료 인용) 2015년을 나타내는 주요 키워드 중 ‘금수저, 흙수저’를 통해 새삼 빈부격차와 이로 인한 가난의 대물림이 연관되어 떠오르기 때문이다.

교육 평등이란 개념은 여러 가지로 나뉘겠지만 무엇보다도 ‘기회의 평등’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출발선이 달라도 각자 자기 페이스에서 공평한 교육 기회가 주어진다면 차별받는다는 느낌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





아동 자립을 위한 특별한 가정 ‘SOS 어린이마을’











연말을 맞아 특별히 찾아간 곳이 있다. 서울시 양천구 신월동에 자리한 SOS 어린이마을이다. SOS라는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 SOS 어린이마을은 경제적·정서적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주고 그 아이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가꾸도록 도우며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힘쓰는 단체다.

지난 1949년 오스트리아 임스트 지방을 시초로 전 세계에 134개의 어린이마을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1963년 대구에서 출발해 현재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과 전라남도 순천시에 보금자리가 마련돼 있다. 국가나 민간이 운영하는 어린이 복지단체 및 교육단체가 많이 있지만 하나로 융합된 개념의 어린이 양육시설은 SOS 어린이마을이 처음이다.

SOS 어린이마을은 ‘SOS 어머니’를 중심으로 7~8명의 아이들이 가정형태를 이뤄 구성돼있다. 아이들은 SOS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공부하며 필요한 서비스를 받는다. ‘SOS 어머니’는 미혼여성으로 양육 전반에 걸쳐 전문 교육을 받은 자이다. 이들은 자신이 맡은 아동을 친자녀처럼 돌봐주는 일종에 ‘부모’다. 한 명의 원장이 수십 명의 어린이를 보호하던 예전 고아원과는 차원이 다른 개념이다. 어머니는 양육 전문가로서 자녀들과 함께 거주하며 아이들의 발달을 지도하고 아이들 특성에 맞게 보호하고 길러낸다.

설립 초기인 60년대에는 ‘가난’을 이유로 입소했다면 2000년대에 들어서부터는 가정해체 및 아동학대를 이유로 들어오는 경우가 늘었다. 풀어 설명하면 상처 받은 아이들이 증가함을 의미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적절한 심리치료 및 상담활동이 필요하고 SOS 어머니들의 정성과 사랑이 그만큼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절망에서 희망을 노래해





SOS 어린이마을에선 해마다 SOS아동복지센터 ‘SOS가족의 날’이 진행된다. SOS아동복지센터는 지역 사회의 가정 해체를 막기 위해 어려운 가정의 어린이들을 케어하고 수용하는 시설로 SOS어린이마을이 모(母)기관이다. ‘SOS가족의 날’은 SOS 어린이마을 어린이들은 물론 지역 아이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영글어온 꿈과 희망을 짚어보고 마무리하는 자리로 열리는 것이다.

SOS 어린이마을을 찾은 지난 12월 11일에는 멀리 인도에서 한국을 찾은 ‘바나나합창단’이 가슴 뭉클한 공연을 선보였고 이어 한 해 동안 활동을 마무리하는 뜻에서 시상식과 샌드아트 체험활동이 이뤄졌다.

바나나합창단은 ‘절망의 끝에서 부르는 희망의 노래’라는 주제로 인도 빈민가 아이들로 구성됐다. 이 아이들은 아무런 희망 없이 살다가 한 후원자를 만나면서부터 노래하고 꿈을 키우며 자존감을 되찾아 어려움에 처해있는 다른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희망전도사’들로 탈바꿈됐다고. 노래하는 바나나합창단을 보고 있으니 표정이 유난히 밝은 것이 무척 인상 깊었다. 깔깔거리고 장난치는 모습은 여느 아이들과 다름없었다. 공연을 보는 내내 입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공연 내용 또한 가슴 뭉클해 같이 박수치고 호흡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샌드아트 활동도 색다른 체험거리로 호기심을 자아냈다. 모래를 이용해 희망나무를 만들고 느리게 기어가는 달팽이를 그리는 아이들 표정이 매우 진지했다. 체험하는 아이들 중간 중간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었다. 다문화가정 어머니들이었다. 다문화 가정이 제법 되는 이 동네 특성을 고려해 다문화 가정 어머니들을 특별히 초청한 것이다. 다문화 어머니들은 아이들이 혹여 다칠 새라 옆에서 보조를 맞추면서도 처음 해보는 체험이 마냥 신기하고 즐거운지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옆에서 사진 찍는 내 얼굴에도 덩달아 미소가 피어올랐다.













▲ 샌드아트 체험 중인 어린이들 및 어머니들





행복한 삶 ‘멘토링’으로 디자인하다





요즘 아이들치고 공교육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참 드물다. 웬만하면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교습을 통해 선행학습 혹은 후행학습을 하면서 어린 시절부터 경쟁 속에 파묻혀 지낸다. 오죽하면 부모의 재력이 곧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올까. 섣부른 판단일수도 있겠지만 교육 현장에서 몸소 체험하는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투자(사교육)하는 만큼 결과(대학입시)가 나온다’고 하니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이런 이야기도 어엿한 사회 경제 활동을 하는 부모에 국한된다. 사회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부모나 그런 부모조차도 없는 아이, 가정 해체로 부모와 함께 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SOS 어린이마을에서는 일반 가정의 아이들처럼 사교육을 시킬 순 없다. 하지만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유치원과 학교에 다닌다. 이런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는 자체적으로 관련 시설을 설립하기도 한다. 전문 자격을 갖춘 교사와 시설을 갖춤으로써 아이들의 타고난 창의성과 어린이 각자 성장속도에 발맞추기 위해서이다.

여기에 아이들 각자의 꿈을 디자인하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어린이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가꾸도록 도우며 어린이들이 속한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공동으로 참여한다’는 모토와도 호흡을 같이한다.

지난 10월 10일 따사로운 가을에 변정수 홍보대사의 기획과 사회로 가수 김현철 씨, 인스타일 이정금 편집장, 7Honors 켄트김 대표, 초초스팩토리 조성아 대표이사가 자립을 앞두고 있는 SOS 어린이 및 지역 청소년과 진솔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허상환 SOS어린이마을 총괄단장은 “사교육 받는 일반 가정 아이들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자체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독서토론을 통해 인문학 및 인성 교육에 힘을 쏟고 있고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자립심을 길러줌으로써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설계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돕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허 단장은 “2016년의 화두는 아마도 ‘자립’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운을 뗀 뒤 “양극화가 심화된 우리 사회에 SOS어린이들 및 지역 사회 아동들이 각자의 미래와 꿈을 위해 후원하고 모두 행복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와 함께 후원 기업과 함께하는 봉사와 문화체험을 함께함으로써 어린이들의 안목과 시야를 넓혀주고 봉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유의미한 시간도 마련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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